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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어쨌건 모든 건 이야기

브랜드컨설팅랩 AW

2025.05.14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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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서의 최종장, 설득의 구성

 

 

문제를 정확히 정의하고, 자료와 아이디어를 수집하여 더 엄정한 기준으로 분류를 해보면 밥은 이제 거의 다 됐습니다. 어떤 순서로 음식을 낼 지, 어떻게 음식을 프레젠테이션을 할 지가 남았습니다. , 주장을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순서와 전체 자료의 정제를 통해 하나의 결과물로 만드는 일이죠. 그 결과물을 우리는 기획서 또는 제안서라고 부르고, 소설책이나 다큐멘터리라고도 부르고, 파인다이닝 요리나, 오페라로 부르기도 합니다.

 

1. 문제정의, 일의 거의 모든 것 

2. 수집과 분류, 기획자의 역량 

 3. 스토리텔링, 어쨌건 모든 이야기

 

 

들을 만한 이야기여야 말이지

 

안타까운 일이지만 주장도, 설득도, 항거도, 읍소도 들을 만해야 듣습니다팩트와 근거만이 중요한 법정에서도 검사와 변호사가 판사와 배심원에게 전하는 것은 결국 스토리입니다. 설득력 있는 스토리텔링이죠.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한 보고서조차도 그렇습니다. 그 상황을 들을 만한 형태로 작성하지 않으면 상황의 '보고'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사실의 기록만이 중요해 보이는 회의록조차도 스토리텔링이 없으면 좋은 회의록이 되지 못합니다. 누가 뭐라 했고, 뭐뭐 했고, 뭐뭐 했다를 길게 나열만 해놓으면 서기록이죠. 어떤 논쟁이 있었건 그 내용의 분류, 누구와 누가 얘기한 내용의 맥락, 이런 것이 정리된다면 2시간짜리 회의의 서사가 보이고 서사가 보이면 문제의 논점이 보입니다. 누가 그 회의록을 봐도 논점을 이해할 수 있고, 이후 해야 할 일을 구상해 낼 수 있는 것이죠

 스토리텔링의 관건은 구성력 <출처 - West Virginia University>

 

스토리텔링의 기본은 구성입니다. 구성은 쉽게 말하면 앞서 분류한 덩어리들의 순서를 정하는 일입니다. 그 순서에 따라 그 분류들의 정의와 인사이트는 달라집니다. 그 인사이트들이 하나의 흐름대로 끝까지 이어지도록 하는 것을 구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독특한 화법과 수사를 통해 문학적 완성도를 높여 스토리의 몰입도를 가중할 수도 있지만 고등학교 수준의 문법만 구사해도 상관없습니다. 구성만으로도 이야기는 얼마든지 흥미진진해질 수 있습니다사건의 순서를 바꾸거나, 화자를 바꾸고, 시각을 바꾸고, 기존과는 다른 주인공을 설정하거나, 시간대나 지역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이야기는 점입가경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것이 구성의 힘입니다.

 

 

누가 듣느냐의 문제

 

스토리를 구성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일은, 특히나 기획의 일에서라면 단연코 중요한 것은 이 이야기를 누가 듣느냐입니다. 그 사람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그 사람이 해결하고자 하는 일은, 그 사람의 역학 관계는 무엇인지 잘 파악하는 일이 스토리의 구성을 결정합니다. 그러니까 이것은 스토리 자체를 결정하는 일이 아니라 스토리의 구성을 결정하는 일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스토리는 선이 악을 이긴다로 정한 것입니다. 그렇게 문제 정의를 했고, 그 문제를 그렇게 해결하기로 한 것이라면 말이죠. 대상이 악당을 좋아한다고 해서 악이 선을 이긴다로 이야기를 바꿀 수는 없습니다. 다만 선이 악을 이기는 방법이나 악당의 기막힌 서사를 통해 이야기를 더 설득력있게 구성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면 이 대상에게도 재미있는 권선징악 스토리를 만들 수 있죠.

 

제안서를 기준으로 이야기하면, 상대가 귀를 기울이게 하는 가장 핵심적인 일은 예리한 혜안이 아니라 선명한 상황 해석입니다. 나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타인에게 절친에게 하는 고민상담을 할 수는 없죠사람들은 똑똑한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싶은 게 아니라 내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합니다. 그 공감의 고리가 체결되어야, 설령 대상이 기존에 가정했던 답과 다른 답일지라도 귀 기울여 듣게 할 수 있습니다

 

"구성만으로도 이야기는 얼마든지 흥미진진해진다."

 

상황 분석이 미진하면 문제의 정의에서부터 상대는 동의할 수 없게 됩니다. 상황의 이해는 조직의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 상이합니다. 그렇다고 앞서 말한 것처럼 개발팀에, 마케팅팀에 구미에 당기는 스토리를 바꿀 순 없죠. 중요한 것은 스토리텔링입니다. 대상을 고려해 어떻게 이야기를 구성하는지가 달라지는 것이죠.

 

예를 들어, 제가 기업을 대상으로 문서를 작성할 때 이야기의 구성은 단계별로 달라집니다

1단계. 일단 핵심 실무자가 공감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믿을 수 있게끔 구성합니다

2단계. 그 위의 결정권자, 그 위의 결정 단위, 또는 리더로 올라갈 때까지 이야기의 시점은 조금씩 달라집니다

3단계. 설득이 이루어지고 나면 이제 이것일 '실제로' 실행할 수 있게끔 조직의 구성원들에게 필요한 일의 형태와 언어로 다시 정리하여 진짜의 설득을 합니다

당신이 세일즈팀을, 개발팀을, 리더를 설득하고 싶다면 당신은 그들의 문제를 그들의 시각에서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당연한 일임에도, 현실에서 이 일을 충실하게 행하는 사람은 20년 간 보기 드물었습니다. 대부분 '그러기 어려운' 각자의 이유가 존재하더군요그런 이유로 저는 논리력만큼이나 철학적 사고를 갖춘 사람과 함께 일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호화로운 일의 조건이라 생각합니다.

 

 

이야기의 순서가 논리

 

많은 기획자들이 프레젠테이션 파일을 만들 때, 장표에 중요한 맥락을 한 장씩 아래로 기입한 뒤, 장표들의 내용을 채워 나가는 것을 여러 번 봤습니다. 저는 그 정도의 구성력을 갖추지 못해서인지는 몰라도 그 일을 거꾸로 하는 편입니다. 순서에 상관없이 내용을 다 준비하고 그것을 분류해서 비로소 순서를 정하는 식이죠.

구성을 하기 위한 단위는 이미 앞선 자료수집과 분류 과정에서 준비되었습니다. 이제 그것의 순서를 나열하는 일을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단계에서 마인드맵을 주로 활용합니다. 이 구성은 당연히 대상과 문제해결을 전제로 합니다

1. 분류를 유지한 안에 세분화된 내용까지 마인드맵에 기입한다

2. 하위 마디 내용들을 접어 개요 단위로 만든 , 나은 스토리텔링의 순서로 전체를 배열한다

3. 하위 마디를 펼친 , 세분화된 내용을 스토리텔링에 맞게 다른 마디의 내용으로 옮긴다

4. 순서의 단락에서 필요한 것은 넣고, 필요 없는 것은 뺀다

5. 2~4까지의 일을 반복하며 논리성을 검증한다

6. 마지막으로 모든 단락을 하나의 스토리텔링에 맞게 정제한다. 언어, , 시각, 관점 .

 

 구성을 원시적으로 마인드맵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좋으나, 디지털 앱에서의 장점은 역시나 단위의 이동과 상위 분류의 재정의라고 있습니다. <출처 - learningfundamentals.com>

 

마인드맵을 아이데이션에서도 사용하지만 아이데이션에서는 훨씬 더 제약없이 그야말로 흩뿌릴 수 있는 화이트보드 형태를 사용한다면, 이야기를 구성하는 것은 좀 더 선형적으로 논리를 검증할 수 있는 마인드맵을 활용하는 편입니다, 마인드맵에서는 시각적으로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그 '서사'를 중요하게 봅니다. 그 서사가 논리를 반증하기 때문입니다.

 

 

AI 응답 머신이 아닌 협업 동료

 

아무래도 이렇게 일을 하기보다는 AI에게 구성을 맡기는 것이 나을지 모릅니다. 저도 수차례 시도했고 실제로 적용하기도 합니다만 구성을 통한 논리력에 있어서 AI의 능력은 가공할만합니다. 그러나 AI를 적극 활용하면서 느끼는 가장 큰 교훈은 이걸 쓰는 사람이 그만큼 똑똑해야 한다는 겁니다요컨대, AI는 응답 머신이 아닙니다. AI는 협업 머신입니다. 동료에게 답내라 하고 팔짱 끼고 있는 사람은 없을 테죠. 자신의 관점과 논지를 정확히 전달하고 결과물을 계속 함께 빚어나가는 동료입니다. 검증하고, 다른 방향으로도 정리해 보고, 그것들을 다시 비교해 보면서 답을 도출해나가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동료에게 당신의 생각을 생각보다도 '훨씬 더 많이공유해야 합니다. 내 생각도 정리 못한다면, 그리고 그것을 논리적으로 AI에게 제공하지 못한다면 AI는 그저 그렇고 그런 응답 머신 밖에 되지 못합니다. 초등학생도 똑같은 걸 도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레미 어트릴 교수의 AI시대의 창의력 훈련법. "창의성이란, 떠오른 첫 번째 생각보다 더 나아가는 것이다."

 

구성의 단계에서 AI가 사람에 못 미치는 가장 큰 지점은 대상에 관한 이해도라고 생각합니다. 담당 본부장의 문제 인식뿐 아니라 욕망과, 성향, 이해관계를 AI가 다 수렴하긴 어렵습니다세련된 블레이저를 입은 그 사람과 악수하고 테이블을 앞에 두고 바라본 당신의 감각까지 프롬프트에 설명하더라도 실제 결과물에 섬세하게 적용되기는 아직 어렵죠

 

"중요한 건 예리한 혜안이 아니라 선명한 상황 해석"


그럼에도 불구하고 AI의 답안지는 무척이나 훌륭합니다. 그걸 그대로 PPT 장표에 쓰는 우를 범할 정도만 아니라면 언제든 사용하길 권장합니다. 당신이 개괄적 구성을 먼저 해 본 다음 AI와 고도화하거나, AI가 구성한 내용을 논리의 영역이 아닌 당신의 관점의 영역으로 고도화하거나당신에게 스토리텔링의 역량이 필요함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논리 싸움이 아닌 감정 게임

 

보통의 제안서를 기준으로 하면 구성은 대개, '해결 요약>문제 정의>상황 파악>인사이트>해결안>레퍼런스>해결안 샘플'과 같은 순서와 형태를 갖춥니다논리를 끌고 가 종국에 마침표를 찍기 수월한 구조죠. 그런데 문제의 상황과 대상에 따라 이 구성은 달라져도 아니, 달라지는 게 유리하기도 합니다.

 

대상이 문제 정의에 대해서 전혀 다른 맥을 짚고 있다면 해결안이 아니라 문제 인식에 더 설득력 있는 공을 들여야 합니다. 그 경우 공식처럼 서두에 답을 요약해서 보여주는 건 그리 영리한 일은 아닙니다

 

"AI를 얼만큼 사용하든 스토리텔링 역량이 필요함은 달라지지 않는다."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대상에 따라 구성은 얼마든지 달라집니다. 미디어가 이 상황이 된 만큼, 당신 만큼이나 많은 사례와 솔루션을 본 실무 대상에게는 어떨 때는 작은 레퍼런스 하나가 해결안까지 싸잡아 바닥의 수준으로 떨어뜨리기도 합니다. 보통은 해결안의 중요한 신뢰 장치로서 그것이 시장에서 효과가 있다는 검증을 피력하기 위해 레퍼런스를 사용하지만 이 경우는 없느니만 못하겠죠. 부하 직원들의 보고서만 받아보며 트렌디한 정보력이 낮을 것으로 사료된 임원이 당신 만큼이나 GPT를 사용하고 있다면요? 이 경우는 논리력 보다 임팩트에 주안 해서 구성을 짜야할 겁니다.

 실제로 제가 대형 프로젝트에서 사용한 마인드맵입니다. 분류는 순서없이 양쪽으로 가지가 뻗어 나가도 되지만 설득의 단위는 선형적인 구조를 통해 서사의 논리를 확인합니다.

 

모순된 이야기 같지만 우리는 논리 싸움을 하고 있음에도 결국 감정 게임을 하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스토리텔러가 되어야 하는 것이고요. 자료를 수집할 때는 질이 아닌 양의 노동을 하고, 사고는 노동이 끝난 다음 분류를 하면서 합니다. 다음, 시상과 악상에 따라 스토리를 구성하는 예술가가 아니라 논리와 씨름하는 철학자가 되어야 하고, 마지막 단계에서는 논리가 아닌 대상의 감정을 움직이기 위해 스토리를 구성하는 스토리텔러가 되어야 합니다.

 

 

 

김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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