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영의 마케터의 시선

이젠 MZ가 아니라 GG를 공략하라!

이은영

2025.02.10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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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G가 누구죠? 


(출처: 오픈AI를 통해 GG 세대를 그림)

 

요즘 MZ세대, 알파세대, 잘파세대 등 세대의 정의가 난무한 상황에서 또 다른 세대 별칭이 나왔습니다. 바로 GG 세대입니다. 제 기억 속의 GG는 Good Game 이었는데, 최근에 나오는 기사들에 GG가 꽤 많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GG는 그랜드 제너레이션(Grand Generation)을 의미하는 1950년-1971년 사이에 태어난 55세-74세의 사람들을 의미합니다. 얼마전에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디지털에 대한 사용성이 높고 구매력도 높아 유통가의 큰 손으로 자리 잡았다며 GG세대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사실 GG 세대는 굳이 별칭으로 나누어 정의하지 않아도 이미 유통 시장에서는 이들을 액티브 시니어, 시니어라는 타깃으로 정의해 활발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데, 굳이 GG를 만든 건 알파, 잘파, MZ와 같이 별명으로 부르면서 타깃을 나누어 관리하고 싶었나 봅니다. 

 

좌우간 인구 구조가 변화함에 따라 지난 몇년 사이에 GG 세대를 따로 집중 관리하려는 유통 마케팅 쪽 움직임이 최근 더 두드러지는 것 같아요. 2024년 통계를 보면 55-74세 사이 인구가 이젠 1600만명 정도에 달하고, 한국은 이미 고령화 사회에 들어섰거든요. GG세대는 한국 전체 인구의 30% 세대를 차지하기 때문에 구매 파워, 소비지출 부분에 있어 막강한 영향력을 차지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들은 은퇴를 앞두고 있거나 은퇴한 이후에도 왕성한 경제, 사회, 여가 활동을 즐기는 세대인데요. 경제적 여유가 있는 시니어층이 늘어나고 과거 시니어 세대보다 여가, 건강,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관심이 훨씬 높아지다보니 이 타깃을 공략하는 브랜드들이 많아질 수밖에 없어요. 솔직히 20-30년 전의 광고들을 보면 시니어 타깃을 고려하는 브랜드 광고는 거의 없었습니다. 그냥 대충 나이들고 대충 입으면 되지 라는 생각도 분명 저변에 깔려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이제는 대충 산다. 대충 보고 적당히 만족하면 구매한다가 아니라 까다롭게 보고 구매를 한다라는 변화로 인해 이 타깃 고객을 위한 별도의 브랜드 마케팅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출처: 머니투데이, 일본 1위 유통업체 이온(AEON) 그룹의 TV 광고) 


시니어 시장은 한국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미국은 이 시장 규모를 올해 약 3조 5천억 달러로 보고 있고요. 일본은 101조엔을 넘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요. 한국은 현재 73조원 정도의 규모지만 매년 13% 씩 성장 중에 있습니다. 

 



GG, 큰손으로 부상하다 

GG세대가 유통 시장에서 핵심 타깃으로 부상하는 이유는 크게 (1)고령화 사회와 구매력 (2)감성 나이와 소비 성향 (3)디지털 친화력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어요.  


우선 고령화 사회와 구매력은 자연스럽게 한국이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65세 인구가 1천만명을 넘었거든요. 그러다보니 시니어들이 소비 시장에서 블루오션으로 부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출산율은 이미 정체된 상황이지만 사람들은 나이를 먹어가니 자연스레 전체 인구에 시니어 비중이 많아질 수 밖에 없어요. 그리고 55-74세의 GG 세대는 한국의 고속 성장 시기에 부를 축적하면서 은퇴한 후에도 소비 지출력이 좋습니다. 


(출처: 캔바)


2023년 기준으로 60대 이상 가구의 월 평균 소비 지출은 약 270만원 정도가 되는데요. 이 수치는 40대의 소비지출과 큰 차이가 없어요.  경제적 여유가 있는 GG 세대는 가성비보다는 가심비, 즉 가격 대비 심리적인 만족도를 중요시하다보니 품질이 높은 프리미엄 브랜드 제품에 대한 선호 현상도 보이죠. 이러한 고령화 사회, 구매력이 유통 시장에서는 주목할 수밖에 없는 중요한 키워드입니다. 


두번째로 감성나이와 소비 성향의 경우 GG 세대는 자신의 생물학적 나이보다 10년 이상 젊은 감성 나이로 자신을 인식하고 가꾸기 위해 젊고 활동적인 삶을 추구하죠. 그래서 이 세대는 여행, 건강관리, 외모 가꾸기 등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하며 새로운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 성향을 보이고 있어요. 


이 세대는 노화는 받아들이지만 그 속도는 늦춰보자는 데 초점을 두고 관리하고 있습니다. 아예 늙지 않는 것을 추구하는 안티에이징 보다는 슬로우 에이징에 가깝고, 더 나아가 나이에 걸맞는 아름다움을 미리 쫓아가자는 의미로 프로에이징 화장품을 선호합니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친화력의 경우 GG 세대는 디지털 기술에 대해 이미 익숙하고 온라인 쇼핑, 디지털 서비스를 활발하게 활용하고 있죠. 특히 코로나 전후로 GG 세대의 디지털 진입이 훨씬 가속화된 것 같습니다. 비대면 환경에서 쇼핑, 웹서핑 등 다양한 활동을 해야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디지털 친숙도가 올라갔어요. 50대 이상 인터넷 뱅킹의 이용률의 경우 코로나 전후로 84.9%까지 올라갔고요. 60대 이상의 인터넷 뱅킹 이용률은 41.2%이며 역시 꾸준히 상승 중에 있습니다.   


통계를 보면 60대 이상의 온라인 쇼핑 이용률이 2020년 이후 연평균 20% 씩 상승하고 있고요. SNS 를 활용한 정보 탐색 역시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50대 이상의 온라인 쇼핑 증가율의 경우 2020년에는 60.2%, 2021년에는 22.3%가 증가했고요. 이들의 월 평균 구매 빈도는 4회 정도로 지난 2018년 1.8회에서 3배 정도 증가했습니다.


(출처: 캔바)


다른 산업 분야를 살펴보면, 자동차 시장에서는 신차, 중고차 모두 50대 이상의 구매 고객의 비중이 높습니다. 예를 들어 50대 이상의 자동차 보유 비중은 28.6% (631만대)인데 신차 구매 비중은 28.3% (33만 6021대)로 2022-2023년의 신차 구매 성장률이 12.4% 정도 되고요. 중고차의 경우 60대 이상의 구매자 비중이 2024년 기준으로 전년 동기대비 13.8%가 증가되었다고 합니다. 


그 외에도 가전제품, 식품 분야, 운동 및 여가 분야에서도 GG 세대의 구매력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습니다. 즉 GG 세대는 단순히 고령층 소비자가 아니라 경제력과 디지털 적응력을 갖춘 강력한 소비 집단으로 자리잡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유통 업계에서는 GG 세대의 소비 패턴,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맞춤형 마케팅 전략, 맞춤형 브랜드들로 어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 거죠. 



대한상공회의소가 발간한 내용은? 

그래서 이번에 GG 세대에 대해 분석한 대한상공회의소의 보고서가 궁금했습니다. 내용을 좀 살펴보니, GG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공략들이 제시되어 있었는데요. 크게 7가지 공략법을 제시하고 있었어요. 


일일이 다 살펴보진 않겠지만 핵심 키워드들만 추출해 보자면, 우선 나이입니다. 


GG 세대들은 신체적 나이보다 젊게 인식하는 감성 나이로 생활하기 때문에 기업의 경우 실제 나이보다 연령을 낮추어 감성 나이로 어필할 수 있는 상품, 서비스를 제안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노화하고, 그러나 건강하게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셀프 노화 관리가 부상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셀프 뷰티 관리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한 공략법이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MZ 세대 못지 않은 디지털 서핑 능력, 롤 모델에 따라 소비하는 디토 소비, 차별화된 가치를 추구하는 밸류 드리븐 소비의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기업들이 프리미엄 가치를 제공하는 상품 서비스를 제안하고 브랜드에서 롤 모델을 제시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공략방법을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친구, 이웃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사회적 나이듦에 대한 관심 증가로 인해 기업이 교류의 장을 제공하거나 유대감을 증진할 수 있는 마케팅 활동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하죠.  


사실 위에서 이야기한 내용은 어느 세대에 갖다 놔도 이상하지는 않습니다. 좋은 전략에 대한 이야기를 했지만 기업 입장에서 해당 내용을 MZ세대에 대입해 제시해도 큰 차이는 없습니다. 


이를테면 MZ세대에 나이에 맞는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추구할 수 있게 일상 속 뷰티 관리방법을 제안하거나, 차별화된 서비스 전략, 커뮤니티와 유대감을 높이는 전략을 제안하라고 해도 사실 큰 차이가 없습니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큰 틀의 공략법 안에서 타깃 고객을 정확히 분석하고 이들을 이해하려는 데에서 마케팅 전략이 훨씬 더 의미를 갖게 될 것으로 봐요.  


저도 가끔 기업들의 멘토링, 컨설팅을 진행하다보면 타깃 고객을 수박 겉핥기로 이해하고 마케팅 활동을 하는 기업들을 봅니다. 이걸 좋아하겠지, 이렇게 서비스 제공하면 되는거 아니야? 라고 말이죠. 


그럴 때 저는 그 그룹 안에 뛰어 들라고 이야기합니다. 예를 들어 러닝 관련된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이 마라톤 대회, 러닝 커뮤니티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대표님과 핵심 직원들이 오늘부터 커뮤니티에서 활동하고 현장에 나가서 뛰어야 해요”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그 타깃 고객 안에 스며들어야 정확히 문제를 인식하게 되거든요. 그렇지 않고 전략이 나오게 되면 사실 겉은 번지르르해 보이지만 실속없거나 비효율적인 마케팅 활동이 될 수 있습니다. 

 


마케터의 시선 

(출처: 캔바)  


GG세대와 관련하여 마케터의 시선에서 생각해보자면, 분명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소비층이고 이들을 위해 기업은 타깃 고객에 대한 정교한 이해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고 정리하고 싶습니다. 


저희가 비즈니스를 시작할 때 사업 계획서를 쓰고, 그 계획서를 기반으로 투자자들을 설득해 투자를 받아내거든요. 그런데 투자자들이 좋아하는 공통적인 초기 기업들의 스토리가 있습니다. 바로 창업자의 경험에서 비롯된 문제인식입니다. 


이게 어떠한 의미냐면, 창업자가 해당 비즈니스를 고민했을 때 본인의 경험, 주변인의 경험 등을 통해 겪은 불편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솔루션을 찾아냈을 경우 해당 솔루션은 문제의 본질에 다가갔을 경우가 높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투자자 입장에서는 두 가지 사업계획서가 있다고 할게요.


하나는 요즘 생성 AI가 뜨고 있으니 이 AI 기술을 활용해 이러한 기술을 만들려고 해요 라고 접근하기 보다는, 제가 영어 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치다보니 이러한 부분이 항상 어려운 과제였습니다. 그래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성 AI의 어떤 기능을 도입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고 접근하는 것이 훨씬 설득력이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 문제는 커머스 분야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저 역시 여러 제품을 만들어 마케팅 활동을 통해 판매를 해봤는데요. 제 관심사, 제가 정말 잘 아는 분야의 제품은 잘 팔았지만, 잘 모르지만 이 시장이 있을 것 같은데? 팔릴 거 같은데 라고 만든 제품은 결국 판매 부진으로 브랜드를 접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GG 세대에 대하여 접근을 하기 위해 기업은 20-30대의 마케터의 눈으로 시장을 분석하기 보다는 50-60대의 마케터의 눈으로 접근하기 위한 노력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즉 이들을 인터뷰를 해도 좋고, 자문역으로 두어도 좋습니다. 이들 삶에 깊이 들어가 이해하고 그들의 눈높이, 감성높이에서 이야기를 나누어야 성공하는 전략들이 나오겠죠. 


그 이후에 전술들로는 시니어 인플루언서를 활용하겠다. 프리미엄 경험 마케팅을 설계하겠다와 같은 부수적인 액션 플랜이 나오는 거라고 봅니다. 


GG세대, MZ세대, 알파, 잘파 등 세대가 너무 많이 쪼개져 있어 사회에서 또 다른 나누기를 하고 있다는 느낌은 받고 있지만, 마케팅 측면에서 타깃 시장을 나누어 관리한다 정도로 접근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이미 우리 사회는 나누기, 쪼개기 편 가르기 등으로 지쳐 있다보니, 이 세대 나눔 역시 분리의 의미를 타깃 시장으로 보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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