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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하게 나이 드는 사람은 '이것'부터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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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2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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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눈에 보는 핵심요약
  • 건강하게 오래 산다고 해서 저절로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며 사고의 유연성을 유지해야 긴 인생이 새로운 기회가 된다.

 

 

나이는 우리를 늘 새로운 자리로 데려간다. 익숙한 길을 벗어나게 하고, 오래 품어온 생각을 비우게 하며, 전혀 다른 세계와 마주 세운다. 지나온 시간을 지키는 일만큼 중요한 것은 그 안의 경험을 다음 방향으로 이어가는 일이다. 배움과 건강, 호기심으로 나이를 가능성으로 바꾸는 삶을 들여다본다.

 

 

 

미래의 나이를 다시 묻다

 

지난 6월 한국을 찾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는 한 방송에서 “20년 전과 20년 후의 자신 중 누구를 만나겠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많은 이가 과거로 돌아가 실수를 바로잡고 싶다고 답할 법하지만, 그는 주저 없이 20년 후를 택했다. 지나온 시간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과한 과정이기에 되풀이하고 싶지 않고, 미래의 자신이라면 무엇을 준비하고 어떤 실수를 피해야 할지 알려줄 수 있다는 이유였다. 미래의 성장 가능성에 더 가치를 두는 이 관점은 AI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도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오랫동안 젊음은 가능성, 연륜은 경험이라 여기며 나이를 경쟁력의 기준으로 삼아왔다. 하지만 AI가 일상이 되고 변화가 빨라진 지금, 중요한 것은 얼마나 오래 살았는지가 아니라 그동안 얼마나 배우고 변화하며 자신을 업데이트했는지다. 몸의 나이보다 경험의 밀도와 사고의 유연성이 더 큰 자산이 된 것이다. 그렇다면 건강하게 나이 들며 새로운 도약을 이어가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답은 더 많이 배우는 데만 있지 않다. 이미 안다고 믿는 것, 과거에 통했던 방식과 익숙한 습관을 다시 점검하는 데서 시작된다.

 

 

 

러닝보다 어려운 언러닝

 

세계경제포럼WEF의 <미래 일자리 보고서 2025>는 2030년까지 직무에 필요한 스킬의 약 40%가 바뀌고, 노동자 100명 중 59명이 재교육이나 업스킬링을 필요로 할 것으로 전망했다. IBM 기업가치연구소 조사에서도 경영진은 AI와 자동화로 향후 3년 안에 인력의 40%가 새로운 기술을 배워야 한다고 내다봤다. 스킬의 유효기간이 짧아지는 것이다. 어제의 전문성이 오늘의 기본기가 되고, 오늘의 경쟁력이 내일은 AI의 기본 기능이 된다. 이제 중요한 것은 지식의 양보다 배우고 변화하는 속도다. 경험이 많은 사람은 새 지식을 기존 맥락과 연결해 복잡한 문제를 입체적으로 볼 수 있지만, 과거의 성공 방식에 의존하면 변화는 위협이 된다. 경험은 계속 업데이트될 때 미래의 자산이 된다.

 

 

AI와 재교육을 화두로 삼은 2025 다보스포럼 ©World Economic Forum

 

 

그래서 AI 시대에는 러닝Learning만큼 언러닝Unlearning이 중요하다. 언러닝은 배운 것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사고방식과 습관을 내려놓는 일이다. 새 지식을 받아들이려면 머릿속에 빈 공간이 필요하다. 이미 안다고 믿는 순간 새로운 신호를 놓치기 쉽다.

 

기업들도 이를 실천한다. 새로운 사업을 기존 조직과 분리하는 이유는 기존의 성공 경험과 관성이 혁신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별도 조직, 사내 벤처, 실험적 프로젝트는 낡은 프로세스에서 벗어나 문제를 다르게 바라보게 한다. 버나드 시모닌 터프츠 대학교 교수의 연구에서도 언러닝을 장려하는 조직이 더 높은 학습 성과를 보였다. 언러닝은 기업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고 이어령 선생은 생애 마지막까지 AI와 디지털 기술, 생명과학을 배우며 과거의 명성과 지식에 안주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끊임없이 수정하며 새로운 질문을 던졌다. 그의 삶은 나이가 아니라 배움을 멈추는 순간 성장이 멈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안티에이징을 넘어 롱제비티로

 

오랫동안 인류는 노화를 피할 수 없는 자연의 섭리로 받아들여왔다. 나이가 들면 신체 기능은 떨어지고 질병은 늘어난다. 그래서 항노화Anti-aging에 대한 관심은 주름을 줄이고 외형을 젊게 유지하며, 조금이라도 더 오래 사는 데 집중돼 있었다. 하지만 생명과학은 노화를 바라보는 관점 자체를 바꾸고 있다. 유엔 인구 전망을 바탕으로 한 퓨 리서치 센터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 100세 이상 인구는 2024년 약 72만 명에서 2054년에는 400만 명에 가까운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이제 중요한 질문은 ‘얼마나 오래 살 것인가’가 아니라 ‘그 긴 시간을 어떤 몸과 어떤 삶으로 살아갈 것인가’다. 이 변화는 세계적인 노화과학자들의 연구에서도 확인된다. 생물학적 나이를 측정하는 에피제네틱 시계Epigenetic Clock 연구로 잘 알려진 스티브 호바스 박사는 최근 인터뷰에서 노화를 측정하고 개입할 수 있는 생물학적 과정으로 바라보는 관점을 설명했다.

 

 

노화를 측정하고 개입 가능한 생물학적 과정으로 바라본 스티브 호바스 박사의 연구는 롱제비티 과학의 가능성을 넓혔다. ©Wikimedia Commons

 

 

노화는 더 이상 막연한 운명이 아니라 관찰하고, 측정하고, 일부 조절 가능성을 탐구하는 과학의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처럼 관심은 항노화에서 롱제비티Longevity(장수)로 옮겨가고 있다. 롱제비티는 단순히 수명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질병 없이 스스로 움직이고, 사고하며 사회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건강 수명을 최대한 연장하는 데 목적이 있다. 최근에는 노화 세포 제거, 재생 의학, 후성 유전학 기반 치료 등 다양한 기술이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 단계에 진입하면서 건강하게 오래 사는 삶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인생 설계 역시 다시 쓰게 만든다. 건강하게 100세를 살아가는 시대에 교육은 청년기에 끝나고, 일은 60세 전후에 마무리되며, 이후는 은퇴를 준비하는 삶이라는 기존 공식이 더 이상 충분하지 않다. 건강수명이 늘어난다는 것은 새로운 인생의 장이 하나 더 생긴다는 의미다. 다만 오래 산다고 해서 누구에게나 새로운 기회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더 오래 사는 것과 더 오래 성장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호기심은 나이 들수록 강력해진다

 

몸은 건강하지만 사고가 과거에 머물러 있다면 길어진 시간은 반복되는 일상의 연장에 그칠 수 있다. 반대로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며, 자신의 경험을 끊임없이 업데이트하는 사람에게 긴 인생은 더 많은 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는 무대가 된다. 결국 건강하게 나이 든다는 것은 신체의 노화를 늦추는 일만이 아니라 생각의 노화를 늦추는 일이다.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역량은 호기심이다. 호기심은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이게 하고, 익숙한 사고의 틀을 깨뜨리며, 서로 다른 경험을 연결해 새로운 가치를 만든다. 나이가 들수록 필요한 것은 과거의 성공을 반복하는 능력이 아니라, 낯선 세계를 기꺼이 탐험하려는 태도다.

 

미국의 영화 제작자 브라이언 그레이저 회장은 이러한 삶의 방식을 실천한 인물로 자주 언급된다. 그는 수십 년 동안 ‘호기심 대화’라는 습관을 이어왔다. 영화계 사람들만 만나는 대신 정치, 과학, 예술, 의학, 경제 등 자신과 전혀 다른 분야의 사람들을 찾아가 대화하며 사고의 폭을 넓혔다. 그는 시야를 확장하려면 나와 무관해 보이는 분야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같은 분야의 사람들만 만나면 관점은 점점 익숙한 방향으로 좁아지기 쉽다. 반대로 다른 분야의 지식과 경험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연결될지 알 수 없다. 여러 우물의 맛을 보아야 한다는 그의 말은 롱제비티 시대의 삶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긴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하나의 정답을 오래 붙드는 힘이 아니라, 여러 가능성을 연결하는 감각이다.

 

 

브라이언 그레이저와 작가이자 팟캐스터 팀 페리스가 호기심과 질문의 힘에 관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Tim Ferriss

 

 

결국 롱제비티 시대의 진정한 경쟁력은 단순히 오래 사는 데 있지 않다. 몸의 건강을 지키는 동시에 생각의 유연성을 잃지 않고, 과거의 성공 공식을 내려놓으며, 나이가 들수록 더 넓은 세계와 연결되는 데 있다. 건강하게 나이 든다는 것은 젊음을 흉내 내는 일이 아니다. 축적한 경험을 새로운 질문과 결합해 다시 도약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일이다.

 

 

글. 정인호(GGL리더십그룹 대표, 경영 평론가)

 

 

ℹ️ 이 글은 미래에셋증권 매거진에서 발행된 콘텐츠입니다. 

 

 

#노화 #롱제비티 #Longevity #언러닝 #Unlear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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