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제품은 오래 설득해야 할까?
- 한눈에 보는 핵심요약
- 바이럴 전략을 제품 가격만으로 나누면 실제 소비자의 구매 여정을 놓치기 쉽습니다. 중요한 것은 가격보다 구매 전에 얼마나 많은 질문을 해결해야 하는가입니다.
바이럴 마케팅에서 ‘구매 고민의 깊이’를 봐야 하는 이유
마케팅을 하다 보면 제품을 아주 자연스럽게 두 종류로 나누게 됩니다.
“이건 비싼 제품이니까 오래 설득해야 해요.”
“이건 몇 천 원짜리니까 그냥 많이 보여주면 됩니다.”
틀린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만 실무에서 이 기준만 가지고 바이럴 전략을 짜기 시작하면 조금씩 어긋나는 경우가 생깁니다.
3만 원짜리 어린이 영양제를 사면서 성분과 후기를 며칠씩 찾아보는 사람이 있는 반면, 10만 원이 넘는 패션 제품을 디자인 하나만 보고 바로 구매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바이럴 마케팅을 설계할 때 제가 더 중요하게 보는 질문은 가격이 아닙니다.
“이 제품을 사기 전에 소비자는 몇 개의 질문을 해결해야 할까?”
저는 이 질문이 제품의 실제 구매 관여도를 훨씬 잘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가격보다 ‘구매 고민의 깊이’를 먼저 봐야 합니다
관여도가 높은 제품은 소비자가 구매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씁니다.
가전제품을 생각해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로봇청소기 하나를 사더라도 소비자는 단순히 “청소가 잘되나요?”만 묻지 않습니다.
문턱을 잘 넘는지, 반려동물 털은 잘 치우는지, 소음은 어떤지, 관리가 번거롭지 않은지, 경쟁 제품보다 무엇이 나은지, 고장 나면 A/S는 괜찮은지까지 확인합니다.
이때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좋은 제품이라는 주장’이 아닙니다.
내가 구매를 망설이고 있는 이유를 하나씩 없애줄 정보입니다.
반대로 편의점에서 처음 본 음료를 구매할 때는 상황이 다릅니다.
맛있어 보이고, 가격이 부담스럽지 않고, 지금 마시고 싶다면 그 자리에서 구매할 수 있습니다.
두 제품의 가장 큰 차이는 가격보다 구매 전에 해결해야 하는 불확실성의 개수입니다.
고관여 제품의 바이럴은 ‘한 번에 설득하는 콘텐츠’가 아닙니다
고관여 제품 바이럴에서 자주 생기는 오류가 있습니다.
하나의 콘텐츠에 제품의 모든 장점을 넣는 것입니다.
성능도 좋고, 디자인도 좋고, 가격 경쟁력도 있고, A/S도 좋고, 사용자 만족도도 높다고 이야기합니다.
정보는 많지만 소비자의 구매 여정을 생각하면 오히려 이상합니다.
실제 소비자는 한 번에 모든 질문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나한테 이 제품이 필요한가?”를 묻고,
그다음에는
“어떤 기준으로 골라야 하지?”를 묻습니다.
후보가 좁혀지면
“A와 B 중 무엇이 나은가?”를 비교하고,
마지막에는
“사고 나서 후회하지 않을까?”를 확인합니다.
따라서 고관여 제품의 바이럴은 하나의 완벽한 원고보다 여러 단계의 질문을 커버하는 콘텐츠 묶음에 가까워야 합니다.
예를 들어 로봇청소기라면 다음과 같이 나눠볼 수 있습니다.
- 반려동물 가정에서는 어떤 기능을 가장 먼저 봐야 하는가
- 문턱이 많은 집에서 확인해야 할 조건은 무엇인가
- 물걸레 기능은 실제로 얼마나 자주 사용하는가
- 두 브랜드를 비교할 때 무엇을 봐야 하는가
- 몇 달 사용해보니 가장 귀찮았던 점은 무엇인가
여기서 중요한 것은 콘텐츠 개수가 아닙니다.
소비자가 구매 전에 가지고 있는 질문을 얼마나 빠짐없이 다루고 있는가입니다.
저관여 제품에서는 오히려 설명이 너무 많을 수 있습니다
저관여 제품에서는 반대 문제가 생깁니다.
제품을 잘 설명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소비자가 원하지 않는 만큼 설명하는 것입니다.
3천 원짜리 신제품 음료를 알리면서 원료의 특징, 제조 과정, 브랜드 철학을 긴 콘텐츠로 설명한다고 해보겠습니다.
물론 어떤 소비자에게는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구매의 가장 큰 장벽이 ‘정보 부족’이 아니라 아직 제품을 보지 못했다는 것이라면 전략이 달라져야 합니다.
이런 제품에서는
“운동 끝나고 마시기 괜찮았다.”
“회사 앞 편의점에 들어왔다.”
“생각보다 덜 달아서 괜찮았다.”
“이번에 1+1 하길래 먹어봤다.”
같은 작은 계기가 구매를 만들기도 합니다.
저관여 제품에서는 소비자의 모든 의문을 해결하기보다
발견 → 흥미 → 시도
사이의 거리를 줄이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깊이 있는 콘텐츠 하나보다 서로 다른 생활 상황에서 반복적으로 발견되는 것이 더 강한 전략이 되기도 합니다.
똑같은 ‘후기’도 제품에 따라 역할이 다릅니다
바이럴 캠페인을 설계할 때 흔히 “후기형 콘텐츠를 늘리자”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데 후기라는 형식 자체에는 전략이 없습니다.
무엇을 사는 사람에게 보여주는 후기인지가 중요합니다.
고관여 제품에서 후기는 구매 리스크를 줄이는 자료에 가깝습니다.
“좋았어요”보다
“생각보다 본체가 커서 좁은 집에서는 공간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기능은 만족했지만 관리 과정은 이 정도 번거롭습니다.”
같은 정보가 오히려 구매 결정에 도움이 됩니다.
반면 저관여 제품에서 후기는 조금 다릅니다.
상세한 검증보다
“요즘 이거 많이 먹더라.”
“나도 한번 사봤다.”
처럼 사람들이 실제로 시도하고 있다는 신호가 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같은 후기형 콘텐츠라도
고관여에서는 ‘불확실성 제거’,
저관여에서는 ‘시도할 이유’
가 되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제품은 어느 쪽일까요?
저는 실무에서 제품 관여도를 볼 때 가격보다 다음 질문을 먼저 봅니다.
1. 잘못 샀을 때 손실이 큰가?
손실은 돈만 의미하지 않습니다.
시간, 공간, 건강, 교체의 번거로움까지 포함됩니다.
2. 구매 전에 비교해야 할 선택지가 많은가?
브랜드와 옵션이 많아질수록 소비자가 확인할 내용도 많아집니다.
3. 상세페이지보다 실제 사용 경험이 중요한가?
스펙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제품이라면 후기와 커뮤니티 탐색의 역할이 커집니다.
4. 구매를 되돌리기 어려운가?
설치해야 하거나 계약이 필요하거나 쉽게 교체하기 어려운 제품이라면 고민도 길어집니다.
5. 구매 결과가 나 말고 다른 사람에게도 영향을 주는가?
아이, 가족, 회사 구성원처럼 함께 영향을 받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선택은 조심스러워집니다.
이 질문에 많이 해당한다면 가격이 아주 높지 않더라도 고관여 제품처럼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KPI 역시 같을 수 없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문제가 더 생깁니다.
제품의 구매 여정은 다른데 캠페인 성과는 모두 똑같은 숫자로 평가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고관여 제품 바이럴을 진행한 뒤 구매가 바로 늘지 않았다고 해보겠습니다.
하지만 그 기간 동안
브랜드 검색이 늘고,
제품 비교 검색이 증가하고,
상세페이지 유입이 늘고,
제품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이 생겼다면
소비자는 이미 구매 여정에서 움직이고 있을 수 있습니다.
아직 마지막 단계에 도착하지 않았을 뿐입니다.
반면 구매 고민이 짧은 제품에서 조회와 좋아요는 많은데 실제 시도나 구매 반응이 전혀 없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든 것과 제품을 사고 싶게 만든 것은 다른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캠페인을 평가할 때도
“조회수가 몇 나왔는가?”
보다
“이 제품의 구매 여정에서 소비자를 다음 단계로 이동시켰는가?”
를 묻는 편이 더 정확합니다.
바이럴 전략은 ‘얼마짜리 제품인가’에서 시작하지 않습니다
결국 고관여와 저관여 제품의 차이는 단순히 가격표에 있지 않습니다.
소비자가 구매하기 전에 해결해야 하는 질문의 수와 깊이에 있습니다.
구매 고민이 깊은 제품이라면 콘텐츠도 그만큼 여러 질문에 답해야 합니다.
소비자가
발견하고,
검색하고,
비교하고,
확인하고,
안심한 뒤
구매할 수 있도록 접점을 설계해야 합니다.
반대로 구매 고민이 짧은 제품에서는 지나치게 긴 설득보다 쉽게 발견되고, 기억되고, 바로 시도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음 바이럴 캠페인을 기획하기 전에 제품 가격표보다 먼저 한번 적어보면 좋겠습니다.
“우리 제품을 사기 직전까지 소비자가 묻는 질문은 무엇인가?”
질문이 두세 개라면 짧은 구매 여정일 수 있습니다.
열 개, 스무 개가 쏟아진다면 아무리 가격이 낮아도 생각보다 훨씬 고관여 제품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차이를 알아야 콘텐츠의 깊이, 채널의 역할, 캠페인 기간과 KPI까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바이럴 마케팅의 출발점은 결국 많이 알리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왜 아직 사지 않았는지를 이해하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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